공군 훈련일지 3. 초기병영생활교육 기간

공군 훈련일지 3. 초기병영생활교육 기간

공군이라면 장교, 부사관, 병 기본군사훈련 기간 중 첫 1~2주는 초기병영생활교육 기간입니다. 공군 학사사관후보생은 초기병영생활교육 기간이 2주입니다. 훈련병은 1주. 이 기간 중에는 사소한 잘못을 하더라도 크게 동기부여를 받습니다. 훈련 강도는 강하지 않지만 억압되는 분위기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장 높은 기간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중도 퇴소자도 많이 발생합니다. 공군에서는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장교만을 육성하기 때문에 이 기간도 버티지 못 하는 중도 퇴소자는 붙잡지 않습니다.

 

동기부여의 무한반복

공군 기본군사훈련단에서 동기부여는 얼차려를 순화한 단어로써 후보생 또는 훈련병이 무엇인가 잘못을 하였거나 나태해진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 동기부여를 받게 된다. 동기부여의 종류는 다양한데 가장 흔한 것은 일명 엎드려이다. 훈육관의 입장에서는 가장 쉬운 동기부여임과 동시에 후보생 입장에서는 꽤 힘든 동기부여이기 때문에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것 같다. 사회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엎드려 뻗쳐를 생각하면 될 것 같은데, 사회의 것과 다른 점은 엎드린 후 내려 가 상태, 즉 몸통이 바닥과 수평이 되도록 한 후 버티는 과정이 추가된다. 보통 30초에서 1분 정도 내려간 상태를 유지하는데 자세가 흐뜨러지면 열외를 당하기 일쑤다. 복근의 힘이 부족하다며… 다른 동기부여유격체조가 시전된다.

초기병영생활교육 기간에는 차려, 열중쉬어와 같은 부동자세에서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경우 열외 당하게 되고 역시나 동기부여를 받게 된다. 나만 열외를 당하지 않는다면 괜찮을 것 같지만 다른 후보생이 동기부여를 받을 때에는 항상 훈육관이 전방에 대하여 힘찬 함성 3초도 시키는데, 이것 때문에 나의 주변 공간은 비명소리가 가득해지고 두려움이 생기게 마련이다. 한 마디로 정신적인 압박감이 극에 달하게 된다.

다른 동기부여로는… 찍고와가 있다. 장교교육대대에는 여러 체크포인트가 있는데 시계탑, 명예탑, 연병장 골대 등등이다. 찍고와 동기부여는 어느 장소에서든 장교교육대대의 어떤 체크포인트까지 전속력으로 달려가 찍고 와야 하는 동기부여이다. 몇 백 미터는 전속력으로 뛰어야하기 때문에 체력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동기부여이다. 찍고와 동기부여를 보면서 항상 느끼는 건… 누가 저런 탑을 세웠을까… 나도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탑 하나 세워야지… 필승탑

나중에 드는 생각이지만 동기부여가 없었다면 장교로서의 체력을 기르지 못 했을 것이다. 동기부여가 은근히 체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복근 형성에도 효과가 있고…

 

재미있는(?) 생활양식

초기병영생활교육 기간에는 무조건 직각으로 행동해야 한다. 팔꿈치를 굽혀서도 안 되고 대각선으로 걸어서도 안 된다. 공군 출신이라면 큰 걸음과 직각보행에 대하여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공군 학사사관후보생도 역시 큰 걸음과 직각보행의 전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 큰 걸음이란 팔꿈치를 굽히지 않고 팔을 앞으로 120도 정도 올리고 평소보다 보폭을 넓게하여 걷는 걸음형태를 말한다. 군사 퍼레이드 때 사관생도들이 분열하는 장면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큰 걸음과 분열할 때의 걷기 형태에서 한 가지 차이점은 큰 걸음은 양 팔을 휘저어야 한다는 점이다. 직각보행은 말 그대로 목적지를 향하여 걸어갈 때 무조건 직각으로 보행해야 한다는 규칙이다. 모든 후보생은 0도, 45도 90도, 135도의 방향으로만 걸어갈 수 있다.

그런데 초기병영생활교육이 끝난다고 위와 같은 규칙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후보생들의 능력치가 부족하여 보통걸음 패시브, 직각보행 해제 패시브를 얻지 못 한다면 특별외박을 나갈 때까지도 직각큰걸음 로봇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후배 후보생들은 평소에 잘 행동할 수 있기를… 137기는 5주만에 패시브를 획득하였다!

 

야간학과는 초기병영생활교육

이 기간 중 가장 안타까운 것은 매일매일 야간학과가 있다는 사실이다. 모든 야간학과는 초기병영생활교육… 이 학과는 장교교육대대에서 12주동안 훈련을 받으면서 꼭 지켜야하는 규칙들을 가르쳐주는 학과이다. 나중에 시험도 보고 군번이 정해질 때에는 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학과이다.

생활관 청소를 하는 방법에서부터 언제 가감점을 받게 되는지 어떻게 용무신청을 하는지 등등을 가르쳐준다. 12주차가 되면 몸에 익숙해지는 것들이지만 처음 입대하여 맞이하는 초기병영생활교육은 군대의 규칙을 처음 배우는 상황이기 때문에 쉽게 이해하지 못 할 수도 있다. 소대장님께 용무 신청! 그러므로 잘 들어두길 바란다. 초기병영생활교육 기간이 끝나면 시험을 보는데 이 시험을 망치면 답 없다. 군번 꼴찌 예약.

 

종교참석에서 힘든 마음을 위로받다

초기병영생활기간 중에는 종교참석이 의무다. 이 기간에는 매주 주말에 종교참석을 할 수 있는데 가톨릭, 개신교, 불교 중 하나를 선택하여 참석할 수 있다. 장교교육대대에서 우리한테 무섭게 굴던 훈육관들과 떨어져 나긋나긋한 교회 목사님, 성당 신부님과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이 후보생들에게는 진짜 천국이다. 초코파이, 몽쉘 따위 없어도 천국이다.

나는 개신교 교회를 갔는데 공군 교육사에서 교회가 규모가 가장 크다. 당연하지 사람이 많으니까. 병사 훈련 받을 때도 교회에 왔었는데 이 공간이 익숙하여 마음의 평온을 되찾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교회를 가면 먼저 소강당 같은 곳에서 우리 후보생들끼리 모여 목사님과 찬송가를 부른다. 초기병영생활교육 기간 중 종교참석에 가면 눈물을 흘리는 후보생들이 많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ㅠㅠ 눈물의 전파력이 얼마나 강한지 사방에서 훌쩍훌쩍한다.

소강당에서 노래를 모두 부르면 대예배당(?)으로 이동하여 훈련병, 부사관후보생, 항과고 학생, 현역, 민간인 등등 통합하여 예배를 드린다. 목사님과 어떤 집사님이 성경의 구절을 읽으시고 그에 대한 설명을 길게 해주시는데 대부분의 후보생들은… 쿨쿨 후보생이 되어서 이렇게 꿀잠을 자본 적이 있었던가!

 

타이틀 사진: 공군 교육사령부 홈페이지, 공군 학사사관후보생 137기 1-2주차 훈련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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